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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길고 봄은 짧고 새는 날아올라 겨울과 봄 사이 그대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 이상은의 새를 들어 겨울은 길고 봄은 짧고 새는 날아올라 여름이 오고 가을은 떨어져 바닥에 눕네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면 새는 날아가고 누군가에게는 점이 되고 있어 너도 저 새처럼 구름 속을 헤엄치고 싶다면 장롱 속에서 청자켓을 꺼내 입어 두 팔을 크게 벌리고 들판을 달려 나가면 바람이 찾아와 풀들이 춤을 추고 너는 공중으로 날아올라 새가 될 거야 자유로운 새가 되어 아름다운 곳으로 날아가 무사히 겨울을 나고 돌아올 땐 봄을 찾아오는 거야 입 안 가득 점을 물고서 이 메마른 땅에 씨앗을 뿌려줘 겨울은 길고 봄은 짧고 새는 날아올라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면 새는 날아가고 누군가에게는 점이 되고 있어 겨울은 길고 봄은 짧고 새는 날아올라 여름이 오고 가을은 .. 2021. 5. 16.
우리는 나무로소이다 겨울, 우리는 알몸으로 뜨거우다 봄, 싹이 트듯 울음이 터지자 여린 잎을 안고 흔들리는 우리는 여름, 폭풍처럼 자라난 아이를 한 팔에 끼고 서서 밥을 때우는 우리는 가을, 강을 오르는 연어떼 속에 있다 첫째가 집을 떠나자 우수수, 떠나는 아이들 힘을 다하고 가라앉는 연어떼 속에 우리는 겨울, 텔레비를 틀어놓고 먼발치서 연락을 기다리는 부모를 많이도 닮은 우리는 엄마아빠가 되어간다 봄여름가을겨울 우리는 부모가 되어간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간다 2021.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