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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 청포도(靑葡萄) 내 고장 칠월(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려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2021. 6. 24.
이육사 - 광야 (曠野)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렷스랴 모든 산맥(山脉)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곧을 범(犯)하든 못하였으리라 끈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季節)이 픠여선 지고 큰 강(江)물이 비로소 길을 연엇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노아 부르게하리라 2021. 6. 24.
이육사 - 꽃 동방은 하늘도 다 끗나고 비 한방울 나리쟌는 그따에도 오히려 꼿츤 밝아케 되지안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업는 날이며 북(北)쪽 「쓴도라」에도 찬 새벽은 눈속 깁히 꼿 맹아리가 옴작어려 제비떼 까마케 나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츰내 저버리지 못 할 약속(約束)이며! 한 바다 복판 용소슴 치는곧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꼿성(城)에는 나븨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날 내 여기서 너를 불러보노라 2021. 6. 23.
이육사 - 절정 매운 계절(季節)의 챗죽에 갈겨 마츰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리빨 칼날진 그우에서다 어데다 무릎을 꾸러야하나? 한발 재겨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깜아 생각해볼밖에 겨울은 강철로된 무지갠가보다. 2021. 6. 23.
이육사 - 한개의 별을 노래하자 한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한개의 별을 십이성좌(十二星座) 그숫한 별을 었지나 노래하겟늬 꼭 한개의별! 아츰 날 때보고 저넉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親)하고 그 중 빗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未來)를 꾸며볼 동방(東方)의 큰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지구(地球)를 갓는 것 아롱진 서름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따에서 한 개의 새로운 지구(地球)를차지할 오는 날의 깃븐 노래를 목안에 피ㅅ때를 올녀가며 마음껏 불너보자 처녀의 눈동자를 늣기며 도라가는 군수야업(軍需夜業)의 젊은동무들 푸른 샘을 그리는 고달픈 사막(沙漠)의 행상대(行像隊)도마음을 축여라 화전(火田)에 돌을 줍는 백성(百姓)들도 옥야천리(沃野千里)를 차지하자 다같이 제 멋에 알맛는 풍양(豐穰)한 지구(地.. 2021. 6. 22.
이육사 - 실제(失題) 하날이 놉기도 하다 고무풍선갓흔 첫겨울 달을 누구의 입김으로 부러올렷는지? 그도 반넘어 서쪽에 기우러젓다 행랑뒤골목 휘젓한 상술집엔 팔녀온 냉해지처녀(冷害地處女)를 둘너싸고 대학생(大學生)의 지질숙한 눈초리가 사상선도(思想善導)의 염탐밋헤 떨고만잇다 라듸오의 수양강화(修養講話)가 끝치낫는지? 마-장 구락부(俱樂部) 문(門)간은 합흠을 치고 빌딍 돌담에 을그리는 거지색기만 이 도시(都市)의 양심(良心)을 직히나부다 바람은 밤을 집어삼키고 아득한 까스속을 흘너서가니 거리의 주인공(主人公)인 해태의 눈깔은 언제나 말가케 푸르러오노. 2021.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