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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나무 곁에서 잎들이 이사를 갑니다
나뭇가지 위에 새처럼 날아갑니다
훨훨 훨훨 바람에 짐을 신고
훨훨 훨훨 손을 흔들면서
하나둘 말없이 떠나갑니다
나무의 손끝에는 파란 그리움이
그리움만이 매달려 있습니다
아름다운 모습만 남기고 가버린 사랑
이별은 아래로 아래로 끝없이 끝없는 침묵 속으로
우리를 끌고 내려갑니다
나무는 그대로 서서
야윈 팔을 흔들며 늦은 인사를 합니다
사랑의 또 다른 방식을 배웁니다
조용히 너무나도 조용히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우리들은 침묵을 사랑을 이별을 배웁니다
가을에는 모두가 이사를 갑니다
모두가 모두에게 사랑을 가르치기 위해
정처 없이 떠나갑니다
혼자 외로움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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