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정미조의 37년에 압도당하고 만다 귀로를 들으며 레드와인을 마신다 손으로 눈을 가리고 바람을 세어본다 나는 매일 집을 나섰으나 몇 해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사진첩에 모여사는 웃는 나의 시절들 그 많던 시간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기에 돌아갈 길 하나 마련해 두지 못했나 비 오는 밤 창문을 열어두고 불어오는 바람에 조용히 어린 시절 나를 불러 집으로 돌려 보낸다 어린 나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져 간다 2021. 5. 6. 한강공원 갓 돌린 코인세탁기에서 반바지와 반팔티를 꺼내 입어 도시의 틀에서 벗어나 차가운 탄산수 달콤한 쥬시 파란 커플 자전거 그대와 함께 달리는 한강공원 (river in the park riding love- riding love- riding love on the river) 원글라스 와인팩 담백한 스테이크컵 음악을 틀어줘 옐로우텐트 빵빵한 앰프가 있어 여기로 모여 여름밤 폭죽을 터트려 팝핀댄스 뮤직 스타트 그대와 함께 춤을 추는 한강공원 (river in the park dancing love- dancing love- dancing love on the river ) (river in the park dancing love- dancing love- dancing love on the river ) 2021. 5. 2. 산책 하늘을 나는 비행기처럼 방역차는 연기를 뿜으며 지나가고 나는 연기 속의 길을 걷고 있어 인생을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겠지 그러나 맑은 저 계곡물처럼 우리는 멈추지않고 계속 흘러갈 거야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잊혀지는 존재 그러나 우리는 또 누군가에게 스며들어 푸르게 물들 거야 한없이 흔들고 흔들리면서 조용히 익어갈 거야 그러나 다시 어둠이 오겠지 긴 어둠일 거야 여름에만 우는 벌레들만이 우리를 기억해 밤마다 노래를 부르지 밤하늘에는 별들이 일어날 거야 우리가 잠든 사이에 잊혀져가는 우리의 밤을 기록하기 위해 언제나 빛을 낼 거야 2021. 5. 2. 수목장 _ 2012년 8월 소낙비 우니 꽃잎이 떨어지고 내 꽃님은 말없이 슬픔을 두고 멀어져 가네 _ 여름날 나무 그늘 아래 너를 묻어두고 돌아오는 길 여인의 눈물소리 바람에 실려 흰 구름에 먹을 칠해 다시금 호수공원 위로 떨어지는 비 여인은 발길을 돌려 돌아가는 길 미련한 사내는 비 내리는 어둠 속에서 숫자만을 되세이고 너는 가만히 넓은 잎을 펼쳐 두 사람의 우산이 되어주었네 한차례 소낙비가 끝나고 돌아가는 여인의 모습에는 한참 피울 꽃 나이에 없는 슬픔이 보여 사내는 젊은 사내를 그대로 세워두고 여름날 비가 계속 되는날이면 혹여나 떠내려가지 않을까 그곳을 지키는 문지기가 되었네 - 매년 호수공원 위로 비가 내리면 꽃잎이 지고 나무는 거대한 잎을 펼쳐. 영화 편지 중에서 2021. 5. 2.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