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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계절/여름

단골집은 언제나 편안해

by 아이의말 2021.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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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방 한 칸 마련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친구는 계속해서 취하려 하네

접시에 누워 입을 쩍- 벌리고
술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노가리 세 마리
카메라를 들지 마
휴대폰을 보지 마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니까
술은 끊어먹으면 맛이 없지
짠을 하면 한 번에 마셔
색깔은 세 가지 색
파프리카가 썰려 나온다
전혀 맵지 않은데?
청양고추마냥 무섭게 살고 싶어?
담배를 피우지 마
노래를 부르지 마
비는 곧 장마가 되겠지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돈을 모으는 일이란?
그냥 장마처럼 돈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서울에 반 이상이 빈 아파트래
돈이 떨어진다면 공실을 채울 수 있을 텐데
술이 목까지 차올라도
어떠한 말을 해도
풀리지 않는 것이 우리의 미래야

서울에 방 한 칸 마련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친구는 계속해서 취하려 하네

친구야 오늘 밤은 취해도 된다
단골집 이모님의 서비스는 계속되니까
친구야 오늘 밤은 마음껏 떠들어도 된다
단골집은 언제나 우리에게 방 한 칸을 내어주니까
친구야 오늘 밤만은 우리 마음껏 취해도 된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편안한 단골집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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