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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계절/겨울

보리차

by 아이의말 202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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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날이 많이 추워진 듯합니다

그곳은 여기보다 더 춥겠지요

도시는 눈이 많이 내렸음에도

도로 위에 차들로 가득합니다


너무도 많은 일들과 너무도 많은 사람들

너무도 많은 불빛과 너무도 많은 뉴스들

너무도 많은 집들과 너무도 많은 음식들

이곳의 하루는 더부룩하기만 합니다


화려한 도시를 지나

비슷한 방들로 이어진 통로를 지나

철제문을 열고 들어서면

차갑게 식어있는 단칸방과

어제 먹다 남은 인스턴트 음식과

페트병 속 반쯤 남은 생수와 나


오늘같이 추운 날이면

속 따스히 뎁히라며 

책상 위에 올려놓으시던 보리차

모락모락 김이 나던 어머니의 보리차가 생각납니다

늦은 시간까지 우리를 기다리시던

피-소리를 내며 끓는 주전자 속

금빛으로 물들던 훈훈한 보리알처럼

아랫목에서부터 솟아나는 어머니,

어머니의 따듯한 보리차가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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