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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에 흩어진 파편들로 글을 쓴다
내 글에는 어떠한 운율도 색깔도 없다
맛도 향도 사상도 없다
다만 계속해서 쓸어 담을 뿐,
한 가지로 정의되지 않는 그런
그리하야 시인도 소설가도 아닌 무명의 존재로
무덤에 간다
그곳은 나만의 곳이다
내가 읽었던 자들이 있는 곳
영원히 살아 숨 쉬는 곳
비유가 마구 샘솟는 곳
나는 자주 죽는다
그리하야 한 장씩 복사-붙여 넣기를 한다
죽는 날까지-
날 읽기 시작한 나에게
영원히 끝나지 않는 무덤을 마련해두고
하나의 소재로
누군가의 가슴에 달리는 펜던트처럼
나는 계속 나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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