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 꽃 동방은 하늘도 다 끗나고 비 한방울 나리쟌는 그따에도 오히려 꼿츤 밝아케 되지안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업는 날이며 북(北)쪽 「쓴도라」에도 찬 새벽은 눈속 깁히 꼿 맹아리가 옴작어려 제비떼 까마케 나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츰내 저버리지 못 할 약속(約束)이며! 한 바다 복판 용소슴 치는곧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꼿성(城)에는 나븨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날 내 여기서 너를 불러보노라 2021. 6. 23. 이육사 - 절정 매운 계절(季節)의 챗죽에 갈겨 마츰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리빨 칼날진 그우에서다 어데다 무릎을 꾸러야하나? 한발 재겨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깜아 생각해볼밖에 겨울은 강철로된 무지갠가보다. 2021. 6. 23. 이육사 - 한개의 별을 노래하자 한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한개의 별을 십이성좌(十二星座) 그숫한 별을 었지나 노래하겟늬 꼭 한개의별! 아츰 날 때보고 저넉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親)하고 그 중 빗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未來)를 꾸며볼 동방(東方)의 큰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지구(地球)를 갓는 것 아롱진 서름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따에서 한 개의 새로운 지구(地球)를차지할 오는 날의 깃븐 노래를 목안에 피ㅅ때를 올녀가며 마음껏 불너보자 처녀의 눈동자를 늣기며 도라가는 군수야업(軍需夜業)의 젊은동무들 푸른 샘을 그리는 고달픈 사막(沙漠)의 행상대(行像隊)도마음을 축여라 화전(火田)에 돌을 줍는 백성(百姓)들도 옥야천리(沃野千里)를 차지하자 다같이 제 멋에 알맛는 풍양(豐穰)한 지구(地.. 2021. 6. 22. 이육사 - 실제(失題) 하날이 놉기도 하다 고무풍선갓흔 첫겨울 달을 누구의 입김으로 부러올렷는지? 그도 반넘어 서쪽에 기우러젓다 행랑뒤골목 휘젓한 상술집엔 팔녀온 냉해지처녀(冷害地處女)를 둘너싸고 대학생(大學生)의 지질숙한 눈초리가 사상선도(思想善導)의 염탐밋헤 떨고만잇다 라듸오의 수양강화(修養講話)가 끝치낫는지? 마-장 구락부(俱樂部) 문(門)간은 합흠을 치고 빌딍 돌담에 을그리는 거지색기만 이 도시(都市)의 양심(良心)을 직히나부다 바람은 밤을 집어삼키고 아득한 까스속을 흘너서가니 거리의 주인공(主人公)인 해태의 눈깔은 언제나 말가케 푸르러오노. 2021. 6. 22. 마늘밭에 누워 엄마는 두 손으로 쑥- 하고 땅속에서 마늘을 꺼내어 주었습니다. 마늘은 머리가 뽑혀 아픈지 엉엉 울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마늘은 놀라고 말았습니다. 눈앞에 처음 보는 풍경들이 펼쳐졌기 때문입니다. "바깥세상은 정말 아름다워." 땅 속에 있을 때 마늘은 줄곧 혼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보니 마늘 근처에는 자신과 똑 닮은 친구들이 누워 있었습니다. 땅 속에 있는 동안에도 친구들은 항상 자신의 옆에 있었던 것입니다. "안녕. 반가워. 항상 우리는 같이 있었구나." 마늘은 신이 나 주변 친구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서로 처음이었지만 비슷하게 생겨서 그런지 금세 친해졌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마늘은 갑자기 무서워졌습니다. 순식간에 땅 속과 같이 캄캄해졌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2021. 6. 22. 오장환 - 목욕간 내가 수업료를 바치지 못하고 정학을 받아 귀향하였을 때 달포가 넘도록 청결을 하지 못한 내 몸을 씻어보려고 나는 욕탕엘 갔었지 뜨거운 물속에 왼몸을 잠그고 잠시 아른거리는 정신에 도취할 것을 그리어보며 나는 아저씨와 함께 욕탕엘 갔었지 아저씨의 말씀은 "내가 돈 주고 때 씻기는 생전 처음인걸"하시었네 아저씨는 오늘 할 수 없이 허리 굽은 늙은 밤나무를 베어 장작을 만들어가지고 팔러 나오신 길이었네 이 고목은 할아버지 열두 살 적에 심으신 세전지물(世傳之物)이라고 언제나 "이 집은 팔아도 밤나무만은 못팔겠다."하시더니 그것을 베어가지고 오셨네그려 아저씨는 오늘 아침에 오시어 이곳에 한 개 밖에 없는 목욕탕에 이 밤나무 장작을 팔으시었지 그리하여 이 나무로 데운 물에라도 좀 몸을 대이고 싶으셔서 할아버님의 .. 2021. 6. 21. 오장환 - 여수(旅愁) 여수(旅愁)에 잠겼을 때, 나에게는 죄그만 희망도 숨어 버린다. 요령처럼 흔들리는 슬픈 마음이여! 요지경 속으로 나오는 좁은 세상에 이상스러운 세월들 나는 추억이 무성한 숲속에 섰다. 요지경을 메고 다니는 늙은 장돌뱅이의 고달픈 주막꿈처럼 누덕누덕이 기워진 때묻은 추억, 신뢰할 만한 현실은 어디에 있느냐! 나는 시정배와 같이 현실을 모르며 아는 것처럼 믿고 있었다. 괴로운 행려(行旅) 속 외로이 쉬일 때이면 달팽이 깍질 틈에서 문밖을 내다보는 얄미운 노스타르자 너무나, 너무나, 뼈없는 마음으로 오- 늬는 무슨 두 뿔따구를 휘저어보는 것이냐! 2021. 6. 21. 오장환 - 애기꿈 애기가 코- 자면 서 입을 올줌 올줌 하군 젓먹눈 혀늉 을 하네. 엄마가 젓안난다구 하시더 니 꿈에 가서 실컨 먹는게야. 2021. 6. 18. 오장환 - 자동차 뿡- 뿡- 자동차 하나가 자정거두 떼노쿠, 전차두 떼노쿠, 막 다라난다. 자동차도 우리처럼 운동회에 나가면 일등 하겠네. 2021. 6. 18. 이전 1 2 3 4 5 6 7 ··· 17 다음